Anthropic은 얼마전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고 대응하기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연구 펀드, Economic Futures Research Fund를 내놨다. 대부분의 AI 기업이 더 강력한 모델, 더 높은 성능, 더 빠른 추론 속도를 두고 경쟁하는 와중에, Anthropic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만드는 기술이 사회와 노동시장에 어떤 충격을 만들 것인가." 기술의 속도보다 전환의 비용이 향후 우리 사회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사회에 대비를 시켜주는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보폭이 다르다.
"내 직업은 사라질까"가 아니라 "내 일을 어떻게 새롭게 조합되어야 할까"
많은 사람은 AI 뉴스를 접하면 가장 먼저 이렇게 묻는다. "내 직업은 사라질까?" 그러나 이 질문은 AI 시대를 이해하는 데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AI는 직업 전체를 한 번에 대체하지 않는다. 먼저 직업을 구성하는 업무 단위를 바꾼다.
그리므로 고민의 본질은 현재 내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가 아니다. 일이란 건 여러 업무 조각들로 이뤄져 있고, 그것들을 통칭해 부르는 것이 직업명일 뿐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그중 무엇이 자동화되며 무엇이 인간 고유의 가치로 남는가를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강사의 일을 생각해보자. 자료 조사, 커리큘럼 설계, 슬라이드 제작, 강의 전달, 현장 질의응답, 관계 형성. 이 업무들이 같은 속도로 자동화되지는 않는다. 어떤 업무는 AI가 거의 즉시 가져가고, 어떤 업무는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즉, AI 시대 커리어 전략의 단위는 직업(job)이 아니라 업무(task)다. 앞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AI가 잘하는 업무와 자신이 잘하는 업무를 새롭게 조합하는 사람이다. 평균적인 결과를 더 빠르고 싸게 만드는 일은 이제 AI의 몫이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는 그 위에 어떤 판단, 맥락, 신뢰, 취향을 얹느냐에서 갈리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직업명을 잠시 잊어라. 대신 종이에 자신의 일을 10개의 task로 쪼개 적어보라. 그리고 각각 옆에 표시해보라. AI가 더 잘할 것인가, 인간이 더 잘할 것인가, 아니면 둘의 협업이 더 강력할 것인가. 결국 AI 시대의 커리어는 방어의 문제가 아니다. 재조합의 문제다.
지금부터 AI의 변화에 따라 업무의 새로운 조합을 만든 사람에게 더 밝은 내일이 있을 것이다. 미래는 있다.